복지위
[허종식 국회의원 국정감사 보도자료] 치료보다 돌봄이 필요한데… 요양병원 ‘사회적 입원’에 5년간 건보 5조 5천억 원
치료보다 돌봄이 필요한데… 요양병원 ‘사회적 입원’에 5년간 건보 5조 5천억 원
- 요양병원 입원환자 3명 중 1명은 입원 치료 필요성 낮은 ‘경증’… 지난해 건보 부담만 1조 412억 원
- 경증 환자 1인당 진료비 연 1,272만 원… 한 단계 위인 ‘의료중도’ 환자(1,315만 원)와 맞먹어
- 경증 입원자 절반(47%)은 요양원·방문돌봄 받을 수 있는 ‘장기요양 등급’ 보유자 … 선택입원군 80%는 등급조차 없어 퇴원해도 갈 곳 막막
- 허종식 “건강보험·장기요양 함께 운영하는 공단, 환자 현황 알면서도 연계 못 해 … 병원 대신 지역 돌봄으로 이어야”
의학적으로 입원 필요성이 낮은데도 요양병원에 머무는, 이른바 ‘사회적 입원’으로 분류되는 환자에게 최근 5년간 건강보험 재정 5조 5천억 원이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경증 입원환자의 절반 가까이는 이미 국가로부터 ‘장기요양 등급’을 받아 요양원에 가거나 집에서 방문요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상태였다. 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을 한 지붕 아래에서 함께 운영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정작 이들을 병원 밖 돌봄 서비스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 요양병원 내 경증 환자(의료경도·선택입원군)의 총진료비는 7조 2,64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환자가 낸 돈을 제외하고 건강보험 재정에서 지급한 금액(공단부담금)만 5조 5,400억 원(76.3%)에 달한다. 세부적으로는 의료경도 환자에게 3조 9,355억 원, 선택입원군에게 1조 6,045억 원의 건보 재정이 쓰였다.
요양병원 입원환자는 의료필요도에 따라 5단계(의료최고도·고도·중도·경도·선택입원군)로 나뉜다. 이 중 하위 두 단계인 ‘의료경도’는 의학적 처치 필요도가 낮은 환자이며, ‘선택입원군’은 의학적 입원 필요성이 거의 없는데도 본인 선택으로 입원해 있는 환자를 뜻한다.
■ 요양병원 환자 3명 중 1명이 ‘경증’… 4년간 감소폭은 3.8%뿐
지난해 요양병원 전체 입원환자 39만 3,550명 가운데 입원 필요성이 낮은 경증(의료경도·선택입원군) 환자는 13만 1,142명(33.3%)으로, 전체 입원환자 3명 중 1명꼴이었다. 이들이 지난해 쓴 진료비는 총 1조 3,593억 원이며, 이 중 건강보험이 1조 412억 원을 부담했다. 지난해 요양병원 전체 입원비로 나간 건강보험 재정(4조 547억 원)의 4분의 1(25.7%)이 입원 필요성이 낮은 환자들에게 쓰인 셈이다.<표1 참고>
감소 속도는 더뎠다. 경증 입원환자는 2021년 13만 6,253명에서 2025년 13만 1,142명으로 4년간 3.8% 줄어드는 데 그쳤다. 오히려 입원 필요성이 가장 낮은 ‘선택입원군’은 같은 기간 5만 4,672명에서 5만 6,034명으로 2.5% 늘었으며, 2024년에는 5만 9,514명까지 증가하기도 했다.
■ ‘경증’인데 진료비는 ‘중등도 환자’와 맞먹어
경증 환자라고 해서 진료비가 적게 드는 것도 아니었다. 지난해 ‘의료경도’ 환자 1인당 연간 진료비는 1,272만 원으로, 한 단계 위인 ‘의료중도’ 환자(1,315만 원)의 96.7% 수준에 달했다. 의료처치 필요도는 낮은데 병원에 오래 머물면서 중등도 환자와 맞먹는 비용이 쌓이는 구조로 풀이된다.
■ 경증 입원자 절반은 ‘돌봄 등급’ 보유… 선택입원군 80%는 등급도 없는 ‘사각지대’
경증 입원환자들의 ‘장기요양 등급’ 보유 여부를 대조해 본 결과, 병원과 돌봄의 단절 문제는 더욱 분명하게 드러났다.
지난해 12월 31일 현재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경증 환자 4만 3,377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만 450명(47.1%)이 이미 장기요양 등급을 가지고 있었다. 요양원에 들어가거나 집에서 방문요양 같은 장기요양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도 병원에 입원해 있는 것이다.<표2 참고>
특히 ‘의료경도’ 입원환자는 10명 중 6명(60.9%, 1만 7,384명)이 장기요양 등급 보유자였다. 요양원(노인요양시설) 입소가 가능한 1~2등급 보유자만 해도 의료경도 3,509명, 선택입원군 490명 등 3,999명에 달했다. 이들 등급 보유자 2만여 명이 지난해 요양병원에서 쓴 진료비는 총 3,908억 원이며, 이 중 건강보험이 2,959억 원을 부담했다. 장기요양 등급을 가진 의료경도 환자 1인당 연간 요양병원 진료비는 2,001만 원(건보 부담 1,528만 원)이었다.
반대로, 의학적 입원 필요성이 가장 낮은 ‘선택입원군’ 1만 4,820명 중 79.3%(1만 1,754명)는 장기요양 등급조차 없는 상태였다. 의학적으로 입원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받았지만, 바깥에서 돌봄 서비스를 받을 자격(등급)도 얻지 못해 퇴원해도 이어질 돌봄이 없는 ‘돌봄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이다.
■ “공단은 누가 병원에 있는지 안다… 아는 만큼 돌봄으로 연결해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병원 치료)’과 ‘노인장기요양보험(요양·돌봄)’을 함께 운영하는 유일한 보험자다. 어떤 장기요양 등급 보유자가 요양병원에 오래 입원해 있는지 전산으로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정보를 퇴원 후 요양시설이나 재가서비스로 옮기는 데 체계적으로 활용한 실적은 확인되지 않는다.
허종식 의원은 “입원 필요성이 낮은 환자들에게 매년 건보 재정이 1조 원 넘게 쓰이는데, 현재 입원자의 절반은 이미 요양원이나 집에서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장기요양 등급 보유자”라며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을 함께 운영하는 공단이 환자 현황을 알면서도 돌봄 연계에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단은 등급 보유자를 요양·재가 돌봄으로 안내하고, 등급이 없는 환자는 등급 신청과 지역 통합돌봄으로 직접 연결해야 한다”며 “사회적 입원 해소 없이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가 추진되면 경증 장기입원에 간병비까지 건보가 떠안는 역설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종식 의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경증 장기입원자의 퇴원·전환 연계 실적을 관리 지표로 만들 것 ▲등급 없는 선택입원군을 지역 돌봄으로 연결하는 체계를 구축할 것 ▲연도별 감축 목표를 담은 ‘사회적 입원 감축 로드맵’을 제출할 것을 요구할 계획이다.
<표1> 최근 5년간 요양병원 경증(의료경도·선택입원군) 환자 수 및 진료비 추이
(단위: 명, 억 원)
연도 | 경증 환자 수 (전체 대비 비중) | 총진료비 | 건보 부담금 (공단부담금) | 환자 본인부담금 |
2021 | 136,253 (34.8%) | 1조 5,719 | 1조 1,924 | 3,795 |
2022 | 138,853 (34.7%) | 1조 4,558 | 1조 1,089 | 3,469 |
2023 | 139,360 (34.7%) | 1조 4,379 | 1조 975 | 3,405 |
2024 | 137,648 (34.5%) | 1조 4,399 | 1조 1,001 | 3,398 |
2025 | 131,142 (33.3%) | 1조 3,593 | 1조 412 | 3,181 |
합계 | - | 7조 2,648 | 5조 5,400 | 1조 7,248 |
※ 건강보험 대상자 요양병원 입원 진료건 기준, 입원 에피소드 기준 환자 수. 총진료비는 보훈청구금·장애인기금 등 제외
<자료 : 국민건강보험공단 제출 자료를 허종식 의원실에서 재구성>
<표2> 요양병원 경증 입원환자 중 장기요양 등급 보유 현황
(2025.12.31. 기준, 단위: 명, 억 원)
구분 | 입원환자 수 | 장기요양 1~2등급 (요양원 입소 가능) | 장기요양 3~5등급·인지지원 (재가돌봄 가능) | 등급 없음 | 등급 보유자의 연간 요양병원 진료비 (건보 부담금) |
의료경도 | 28,557 | 3,509 (12.3%) | 13,875 (48.6%) | 11,173 (39.1%) | 3,479 (2,656) |
선택입원군 | 14,820 | 490 (3.3%) | 2,576 (17.4%) | 11,754 (79.3%) | 429 (304) |
합계 | 43,377 | 3,999 (9.2%) | 16,451 (37.9%) | 22,927 (52.9%) | 3,908 (2,959) |
※ 연간 진료비는 2025년 12월 기준 대상자가 1년간 이용한 요양병원 진료비(다른 요양병원 진료 및 약제비 포함)
<자료 : 국민건강보험공단 제출 자료를 허종식 의원실에서 재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