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위
[허종식 국회의원 국정감사 보도자료] 어린이 약, 식약처는 '따로 안 챙긴다'… 해열제 대란 때도 공급중단 보고 '0건'
어린이 약, 식약처는 '따로 안 챙긴다'… 해열제 대란 때도 공급중단 보고 '0건'
- 식약처 "어린이용 의약품 별도 분류 안 해"… 공급차질 정상화일·지속기간·대체약 현황 제출 못 해
- 2021년~올해 6월 공급중단·부족 보고 1,513건 중 어린이 해열제 시럽은 한 건도 없어
- 식약처가 낸 '소아 관련 필수약' 공급차질 16건 중 5건은 성인용 제품… 성분 이름으로만 추린 것으로 보여
- 소아 백혈병 치료제 3차례 차질, 어린이·청소년 접종 백신도 공급중단 잇따라 '검토중'
- 허종식 "2년 전 국감서 '종합대책' 약속하고도 분류조차 안 해… 어린이 약 관리체계부터 세워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어린이용 의약품을 별도로 분류하거나 관리하지 않아, 어린이 약의 공급 차질 현황조차 제출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허종식 의원(더불어민주당, 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은 식약처에 어린이용 의약품 수급 현황을 요구했다. 요구 항목은 최근 5년간 공급중단·부족 현황(발생일·정상화일·지속기간·사유), 반복 차질 품목, 대체의약품 유무, 현재 공급 차질이 이어지는 품목이었다. 식약처는 "'어린이용 의약품'에 대하여는 품목허가 등에 있어 별도 분류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식약처는 그 대신 국가필수의약품 가운데 소아·영아를 명시했거나 소아 관련 학회가 지정을 요청한 20개 품목의 자료만 제출했다. 공급 차질이 언제 정상화됐는지, 얼마나 이어졌는지, 대체약이 있었는지는 제출하지 않았다.
■ 해열제 품귀 때도 보고 '0건'… 흔한 어린이 약일수록 통계에서 빠져
허 의원실이 식약처의 2021년~2026년 6월 전체 의약품 공급중단·부족 보고 1,513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어린이 해열제 시럽에 대한 보고는 한 건도 없었다. 해열진통제 성분(아세트아미노펜·이부프로펜) 보고는 성인용 정제 3건뿐이었다.
2022년 소아 감기약 품절 사태와 2023년 시럽 해열제 품귀 때 약국과 소아청소년과에서는 '가루약 재등장', '오픈런' 같은 혼란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 시기는 공식 보고 통계에 남아 있지 않다. 현행 공급중단 보고 대상은 동일 성분 품목이 2개 이하이거나 생산·수입 업체가 3곳 이하인 의약품 등으로 한정돼 있다. 그래서 여러 회사가 만드는 어린이 다빈도 약은 품귀가 나도 보고 의무에서 빠지는 구조다.
■ '소아 필수약' 목록도 성분 이름으로만… 16건 중 5건은 성인용
식약처가 제출한 소아 관련 국가필수의약품의 공급중단·부족 보고는 16건이었다. 그러나 이 중 5건은 어린이용 제형이 아니었다.
소아 결핵용으로 지정된 에탐부톨 '분산정' 대신 성인용 정제(2건)가 포함됐다. 포르모테롤 '건조시럽' 대신 성인용 흡입기(2건)가 포함됐다. 크룹 치료용 부데소니드 '흡입액' 대신 크론병 치료용 캡슐(1건)이 포함됐다.
어린이 약을 따로 분류하지 않다 보니 성분 이름만으로 목록을 추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 소아 제형을 기준으로 하면 6개 성분, 11건이다.
이 가운데 소아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치료제 '에르위나제주'는 세 차례 차질을 겪었다. 2022년 3월 공급중단, 2023년 10월 공급부족, 2025년 9월 공급중단이었고, 세 번째에는 해외 긴급도입으로 대응했다. 소아 간질중첩증 등에 쓰는 페노바르비탈 주사는 2023년 '채산성 문제'로 공급이 중단돼 주문제조로 대응했다.
식약처의 소아 필수약 목록에 들어 있지 않은 어린이 약도 있다. 소아 천식에 쓰는 테오필린 건조시럽(데오크레건조시럽)은 2024년 10월 '채산성 문제'로 공급중단이 보고됐다. 이 약은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1년 8개월째 '모니터링중'이다.
■ 어린이·청소년 백신도 공급중단 잇따라… 6월 말 기준 모두 '검토중’
어린이·청소년 예방접종 등에 쓰이는 백신도 잇따라 시장에서 빠지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영아 혼합백신과 청소년 HPV 백신 등 4개 백신 제품의 공급중단이 보고됐다.<표1 참고>
앞서 2023년 1월과 2024년 7월에도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폴리오(DTaP-IPV) 혼합백신 2개 제품이 '채산성 문제'와 '판매부진'으로 공급중단을 보고했다.
■ 2년 전 "종합대책 마련 중"… 아직 분류조차 없어
어린이 약 공급 불안은 2024년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다. 당시 식약처는 "의약품 수급불안정 민관협의체를 통해 종합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답했다. 이번 답변에서도 식약처는 "대한신생아학회 등과 지속 논의 중"이라는 입장만 밝혔다.
허종식 의원은 "해열제 대란 때 부모들은 약국을 전전했는데, 정작 공식 통계에는 한 건도 남아 있지 않다"며 "어린이 약이 무엇인지 분류조차 하지 않으니 어떤 약이 얼마나 끊겼는지도 모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허 의원은 "공급중단 보고 대상에 어린이 제형 기준을 추가하고, 어린이 다빈도 약은 공급량과 재고를 상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백신처럼 공급사가 줄어드는 품목은 한 제품에 문제가 생기면 대응 여지가 급격히 좁아지는 만큼, 질병관리청과 함께 공급 다변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1> 최근 백신 공급중단 보고 현황
보고일 | 백신 품목명(적응증) | 중단 사유 | 6월 말 기준 조치 |
2025.12 | 인판릭스IPV힙(DTaP-IPV/Hib 혼합) | 판매부진 | 검토중 |
2026.01 | 서바릭스(사람유두종바이러스 백신) | 판매부진 | 검토중 |
2026.06 | 박타(A형간염 백신) | 판매부진 | 검토중 |
2026.06 | 헤파뮨(B형간염 백신) | 기타 | 검토중 |
<자료 : 식약처 자료를 허종식 의원실에서 재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