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원내대표 기자간담회
▷장소: 중앙당 지도부 회의실
▲김한길 원내대표 모두발언
일요일인데도 많이 나와주셔서 감사하다. 오늘 제가 여러분께 설명드리려고 미리 생각했던 것과 여러분 관심과는 다른 것 같아 차례로 설명드리겠다.
정기국회 정상화가 시급하다. 잘못하면 국정감사 일정까지 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다. 헌재소장 임명동의안 처리로 국회가 파행을 맞고 있고 한나라당의 반대를 위한 반대로 민생국회, 입법국회가 무색해지고 있다. 지난 19일 본회의는 한나라당의 불법 의장석 단상 점거로 무산됐다. 국정감사 대상 기관 승인의 건이 의결되지 못했다. 민생과 경제 관련 법안 등이 처리되지 못했다. 2005 회계년도 결산안도 처리되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19일 본회의에서 긴급한 현안질의가 있다고 하더니 본회의를 파행으로 몰고 갔다. 이제 추석 연휴전에 본회의가 열리지 못하면 국정감사가 제날짜에 진행된다고 보장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내일 교섭단체간 원내대표 회담을 제안하고자 한다. 한나라당의 김형오 원내대표께서는 그동안 헌재소장 임명동의안의 원만한 처리를 위해 나름대로 많이 애써주셨다. 고맙게 생각한다. 그런데 요즘은 말씀하는 내용이 많이 변했다. 당내 사정이 복잡해서 그럴 거라고 이해한다. 한나라당은 국회를 정쟁의 장으로 삼아서는 안된다. 국회를 마비시키고 그 책임을 여당에게 뒤집어씌우는 것이 한나라당에 정치적 득이 된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그 과정에서 국민이 고통당하고 나라가 망가지고 있음을 한나라당은 알아야 한다. 전효숙 헌법재판관 인사청문 요청서가 그제 법사위에 회부됐다. 법절차를 보완하는데 정부여당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수행한 셈이다. 이제는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신속한 처리가 있을 순서이다. 법 절차를 무시하는 억지주장은 헌정질서를 유린하는 횡포이며 행패이다. 소모적인 절차논쟁을 마감하고 정기국회가 앞으로 나가야 한다. 할일이 태산이다.
법사위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에 대해 한나라당이 법사위에서의 처리를 거부하고 있는 이유라고 할 수 있는 위헌시비의 허구성을 오늘은 지적하고자 한다. 한나라당에게 마지막으로 남은 억지주장은 헌재재판관을 중도사퇴한 자는 다시 재판관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위헌이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는 생떼이다. 헌법이나 법률 어디에 그런 조항이 있는지 한나라당은 말해야 한다. 아니면 어떤 헌법학자가 그런 주장을 하는지 단 한명이라도 이름을 밝혀주기 바란다. 헌법에 연임이 가능하다고 되어 있는데 그렇다면 중임이나 재임은 당연히 가능하다는 것이 상식이다. 한나라당 주장대로라면 국회의원 임기중에 지방선거에 출마한다고 자진사퇴했다가 경선에서 떨어지니까 다시 같은 임기중에 보궐선거 후보로 나선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서는 무엇이라 변명할 수 있겠는가. 자신을 뽑아준 유권자가 선거비용을 두 번씩이나 부담해야 하는, 국민들에게는 정치도의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한나라당은 헌법이나 법률에 금지조항이 없다는 이유로 막무가내로 밀어부쳤던 것 아닌가. 그런데 헌재재판관의 경우는 만약 사퇴하지 않았다면 대법원장 몫의 헌재재판관 지명권의 침해로 위헌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 있고 따라서 청와대가 헌법정신에 맞게 전효숙 후보자를 지명했다는 것이 고려대 김선택 헌법학 교수의 결론이다. 그래서 연세대 김종철 헌법학 교수는 “헌법적 의무를 방기한 국회의 직무유기는 탄핵감이다.”고 말한다. 또한 전북대 김승환 법학과 교수는 사퇴후 임명은 헌법위반이 아니라고 확인하면서 국회의원의 헌재에 대한 몰이해가 삼류코미디를 연출하고 있다고 혀를 차고 있다. 서울대 정종섭 헌법학 교수도 이번 사태는 법규정 변경을 충분히 살피지 않은 실무자의 실수로 보인다고 말하며 순차적으로 인사청문회를 거쳐 재판관으로 임명하고 그 다음에 헌재소장 임명동의를 요청하는 절차를 밟으면 간단하다고 명백히 정리하고 있다. 전효숙 씨가 헌법재판관을 사퇴한 후 다시 지명받은 것은 대법원장이 지명한 재판관에서 대통령이 지명하는 재판관이 되기 위해 필요한 절차이다. 이런 절차가 없을 경우 헌법이 정한 3:3:3의 균형이 깨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법원이 전효숙 후보자의 사퇴 후에 대통령의 지명을 요구한 것이다. 이런 절차가 위헌이라면 대한민국 최고의 법전문가라 할 수 있는 대법원이나 헌재 연구관들이 전효숙 후보의 사퇴를 요구했을 리가 있겠는가. 다시 말하지만 대법원이 지명한 헌재재판관이 사퇴하지 않고 그대로 헌재소장으로 지명되는 경우야 말로 위헌의 시비 소지가 있다는 헌법전문가의 지적이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전효숙 재판관을 사퇴시키지 않고 그대로 헌재소장으로 지명했다면 전효숙 재판관은 당초 대법원장이 지명한 헌법재판관이었기 때문에, 대통령 몫의 재판관을 한명 더 지명할 수가 있었다. 만약 이렇게 했다면 한나라당이 가만히 있었겠나. 헌법상 9인의 헌재재판관 중 3인을 지명하는 대통령이 편법으로 4명을 지명하면서 대법원장 몫을 빼앗았기 때문에 위헌이라며 한나라당이 난리쳤을 것이다.
또 한가지 강조하고 싶은 말씀은 전효숙 후보자는 훌륭한 법조인이자 존경받는 시민이라는 사실이다. 개인에 대한 야비한 인신공격성 정치공세는 공당이 취할 자세가 아니다. 법해석상 절차적 문제를 후보자에게 몽땅 뒤집어 씌울 수는 없다. 적격여부는 국회에서 표결로 말해야 한다. 실컷 정치공세를 해 놓고 이제는 상처가 났으니 자진사퇴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주 비겁한 정치인이나 하는 일일 것이다. 전효숙 헌재재판관 지명 당시 2003년도의 언론의 평가를 참고해 달라. 여러분께 이미 배부해 드렸다. 우리사회의 각 분야에서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보수신문부터 진보신문까지 모두가 탁월한 전문가이자 존경받는 법조인으로 전효숙 씨를 꼽고 있다. 그런데 도대체 전효숙씨가 갑자기 변신이라도 했겠나. 사람이 변했겠나. 법조인 후배들에게 존경받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법조인이 전효숙후보자이다. 전효숙후보자는 훌륭한 사람이다. 전효숙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은 야비한 정치공세이다. 원없이 인신공격성 정치공세를 해 놓고 이제는 상처가났으니 자진사퇴하라는 주장은 책임있는 공당으로 할 일이 아니다. 헌법과 법률의 미비로 인한 문제를 엉뚱하게 청문 대상자에게 뒤집어씌우는 것은 아주 비열한 짓이라고 생각한다. 헌법과 법이 요구하는 바는 후보자가 마음에 안 들면 국회에서 표결로 임명동의를 부결시키라는 것인데 표결은 안하겠다면서 자진사퇴를 주장하는 것은 헌정질서를 부정하는 행패이고 횡포이다.
한나라당이 추천한 헌법재판관이 우리당 마음에 안든다고 표결에 임하지 않고 자진사퇴하라고 주장할 수 있겠는가. 우리당은 그렇게는 못한다. 그래서 날짜를 지켜 처리했다. 한나라당의 추천하는 헌재재판관을 대통령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자진사퇴하라거나 추천철회를 요구할 수 있겠는가. 그렇게는 못한다. 한나라당은 전후보자가 민정수석의 전화 한통 받고 사퇴했으니 자격이 없다고 말하는데 그 통화했던 내용을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민정수석은 대법원이 청와대에 낸 의견, 즉 대법원은 전효숙 후보자가 사퇴하기를 요구한다는 뜻을 전후보자에게 전화통화로 전한 것이다. 전후보자는 대법원의 의견과 헌재연구관들의 건의를 수용해서 사퇴를 결정한 것이다. 마치 임기연장을 탐해서 사퇴한 것처럼 말하는 것은 인격 모독에 해당한다. 대법원과 헌재연구관의 의견은 바로 이와 같은 것으로 알고 있다. 첫째 전효숙 후보자가 사퇴하지 않고 그대로 헌재소장에 임명될 경우 헌재소장의 임기가 잔여임기인 3년인지 아니면 6년인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될 것이며 이는 헌재의 위상과 안정성을 크게 해칠 것이다. 둘째 잔여임기라고 한다면 대통령이 앞으로 임기가 1,2년 남은 재판관 중에서 계속 헌재소장을 임명할 경우 임기 5년의 대통령이 2명 내지 5명까지 헌재소장을 임명할 수 있게 되고 이는 헌재의 정치적 중립성의 안정성을 심하게 해치게 된다. 셋째 전효숙 후보가 사퇴하지 않고 소장에 임명될 경우 대통령과 국회와 대법원장이 각각 3인씩 지명하게 된 헌재재판관의 균형이 무너지고 대법원장의 지명권을 대통령이 침해하는 위헌 소지가 있으며 따라서 대법원장이 지명한 헌재재판관에서 일단 사퇴한 뒤 대통령이 지명한 헌재재판관으로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를 국회에 보내야 헌재의 중립성과 안정성이 보장된다는 것이었을 것이다. 따라서 전효숙 후보자는 청와대 민정수석 전화 한통에 사퇴한 것이 아니라 대법원과 헌재의 의견을 존중하고 헌재의 위상과 안정성, 정치적 중립성, 위헌논란의 차단 등 다각적인 고민 끝에 사퇴를 결단했던 것이다. 이를 개인의 임기를 늘리기 위한 탐욕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전효숙 후보에 대한 인격모독이자 야비하고 비겁한 정치공세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정말 답답하다. 교섭단체간 원내대표 TV토론을 제안했는데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나오기 어렵다면 한나라당 최고위원 중 누구라도 좋다. 국민 앞에 다 터 놓고 얘기해 보고 싶다. 헌정 공백 상황을 장기화 하는 것은 국회가 국민에 대한 도리를 다하는 것이 아니다. 이상이다.
헌재소장과 관련해서 질문 있으시면 질문 주시기 바란다.
-헌재와 대법원 의견 직접 확인한 것인가.
=이런 내용이라고 전해 들었다. 대법원 공보관이 공개적 발표했다고 한다.
제가 직접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 사실을 청문회때 민정수석 전화 후 사퇴결정했다고 했을때 빠른 시일내 밝히지 않고 이제 밝히는 이유나 배경이 있나.
=사실은 전화를 했는지 안했는지 여부는 청문회에서야 비로소 알았다. 전효숙 후보자가 그렇게 말했기 때문에. 그래서 즉각 청와대에 알아봤다. 그냥 일반인이 듣기에는 마치 대통령이 사퇴하라고 한다라고 통화한 것처럼 알고 있는 것 아닌가. 그래서 여기저기 내용을 확인하니 이런 내용이라는 것이었고, 이것은 처음 말하는 것이 아니고 그 문제가 청문회에서 나온 다음에 바로 얘기됐던 것이다. 그것을 제가 다시 정리한 것이다.
-전효숙 임명동의안을 한나라당이 계속 반대할텐데 어떻게 처리할 생각인지.
=한나라당이 국회 법사위로 회부되는 것을 처리하지 않는 이유로 유일하게 말하는 것이 아까 말씀드린대로 헌법재판관을 중도사퇴한 자가 다시 재판관이 될수 없다는 논리 아니겠나. 그 논리 말고는 도대체 이 정상적인 법 절차에 임하지 않을 수 있는 논리도 없고 권리도 없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 이런 설명을 드리는 것이고 한나라당은 법 절차를 완결하기 위해 정부여당이 벌이는 노력을 무시하거나 외면하지 말고 법사위에서 신속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해서 말씀드리는 것이다. 내일인 25일과 27일, 28일에 법사위 전체회의가 일정으로 미리 잡혀 있다고 한다. 25일과 27일은 공청회를 위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법사위 전체회의가 개의되는 것이어서 이때 회부된 전효숙 헌법재판관 인사청문 요청에 대해 신속하게 처리되어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해서 말씀드린다.
-안될 경우 어떻게 하겠나.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한나라당이 현실적으로 받기 힘든 상황으로 보이고, 안상수 위원장이 여야 간사간 합의를 요청한 것으로 아는데, 야당이 상정에 합의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말했고 또한 안상수 위원장이 사회권을 넘기지 않겠다고 한다. 노웅래 공보부대표께서는 30일 경과규정이 지나 자동 임명되는 방안이 있고, 다수당 간사가 사회권 대신하는 방안을 제시했는데, 원내는 이 부분에 대해 논의한 내용이 있을텐데 어떤 부분이 정당하게 처리할 수 있는지 검토된 것이 있는가.
=정당하게 처리된다는 것은 한나라당이 더 이상 정당한 법절차를 거부할 수 있는 논리와 이유가 없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마땅히 처리해야 할 안건에 대해 기피하는 것은 국회법이 정한 또 다른 절차가 있기 때문에 국회법이 정한 법 절차에 따라 그 대안도 생각하고 있다.
-신속한 처리를 강조하는데 이는 인사청문 특위에서 인사청문을 했기 때문에 원용한다는 것인지 다시 증인신청을 받아 한다는 것인지.
=그것은 법사위의 판단에 달렸다. 그 둘중에 뭐가 옳다거나 아니다라고 제가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이미 극단적 법해석에 근거한 주장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수용할 입장을 밝혔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
법사위에서 실제로 다시 한번 인사청문회를 할 수도 있는 것이냐는 질문이라면 법사위의 판단에 맡긴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효숙씨를 다시 법사위에서 인사청문을 하는 경우 소위 몇몇 언론이 그런 제목을 뽑았는데, 재탕청문회라는 얘기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을 국민이 본다면 이제까지 그 얘기의 결과가 바로 이런 것 하자는 것이었나 하는 지적도 있을 수 있으리라 본다. 법사위에서 잘 판단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
-추석 연휴 전에 신속한 처리를 말씀하시면서 국감 대상 기관 승인의 건 처리를 위해 반드시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한나라당이 거부하면 어떻게 하나. 계속 기다리나.
=참으로 난감하다. 지난 19일 본회의에서 국정감사 대상 기관 승인의 건이 반드시 처리됐어야 하는데 아시다시피 한나라당 의원들이 의장석 단상을 불법 점거했기 때문에 본회의가 파행을 맞고 말았다. 이대로 가면 10월 11일부터 예정된 국정감사가 진행되기 어려울 수도 있어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내일 이 문제에 대해 같이 말씀을 나누려고 한다.
-김형오 대표께 회담 제의를 이 자리에서 하는 것인가.
=원내대표 회담이라고 하면 거창하게 들리는 측면이 있는데 김형오 대표와 이렇게 저렇게 얼굴도 보고 통화도 한다. 이러 저러한 문제를 논의하자고 하면 즉시 만나는 관계는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제안에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고 마땅히 만나서 풀어야 할 숙제가 눈앞에 있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다.
-법사위에 전적으로 맡긴다고 했는데 법사위에서 진행될 절차를 밟으면 추석 이후로 넘어가는 상황이 올수 있는데 그렇다면 국감 대상 기관 정하는 것과 이 문제를 병행해서 처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인가.
= 법사위에서 그렇게 한다해도 그것에 대해 거부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법사위의 판단대로 존중해야하지만 우선 법사위에서 상정조차 되지 않는 것은 대단히 큰 문제라고 지적하는 것이다. 국정감사 승인의 건과 헌재재판관 인사청문 요청에 대해 연계해서 처리할 문제는 아니다.
-국정감사 대상 기관 승인의 건은 시간이 정해져 있어 더 급하지 않냐는 것이다. 김형오 대표와 논의하는 과정에서 국감 대상 지정건은 추석 전에 할 수 있고, 전효숙 건은 안된다고 할 수도 있지 않냐는 것이다.
=국정감사는 국정감사대로 잘 되어야 하지 않나, 그것을 주고받고 하겠다는 뜻은 전혀 없다.
▲ 고건 전 총리 말씀에 대해 관심이 많으신 것으로 알고 있다. 고건 전 총리를 오랜만에 뵙고, 편하게 저녁 한끼를 잘 얻어먹었다. 고건 전 총리와 저를 다 잘 아는 분이, '두 분이 만나서 얘기하는 것이 좋겠다'고 주선했고 그래서 셋이서 함께 저녁을 했다. 저는 크게 봐서 정치적으로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이 하나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얘기는 여러번 여러분께도 한 얘기이다. 그래서 기회가 되는 대로 만날 분들은 만나 봐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던 터라 자연스럽게 만나 뵙게 됐다. 특별한 사안을 정해 놓고 만난 것이 아니어서 서로의 근황과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나눴다. 물론 정치얘기도 했다.
고건 전 총리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을때 제가 선거본부장을 맡아 도왔던 관계라 격의없이 솔직하고 진지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러나 서로 정치적인 제안이나 설득을 하는 자리는 아니었다. 그때는 단순한 저녁 식사 정도였는데 요즘에 갑자기 정계개편 얘기가 나오고 하니 많은 분이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 같다. 이 얘기가 어디에서 갑자기 나오게 된 지 모르겠다.
그날 대화 중 일부를 소개해 드리겠다.
고건 전 총리는 참여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만큼 참여정부가 남은 임기 동안 국정을 잘 마무리하도록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제가 말씀드렸고 고 전총리께서도 힘을 보태주겠다고 답했다. 우리당이 추진하고 있는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한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고건 전총리는 대선후보 선정을 위해 진일보한 제도 개선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고 전 총리는 그래도 우리당의 기득권이 어느 정도는 작용하지 않겠느냐고 말했고 제가 완전 국민경선제는 기득권을 모두 포기하는 제도라는 것을 말씀드렸다.
제가 중도개혁연합세력을 구축하는데 함께 노력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고 고건 전 총리도 원칙적으로 동의한다고 답했다. 어쩌다 개헌 얘기도 나왔다. 무엇보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가 다르고 선거시기가 매번 어긋나서 정치적 사회적 안정에 문제가 있다는데 기본적으로 생각이 같았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래서 대선과 총선 시기를 일치시키는 최소한의 개헌은 필요하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봤다.
대선이 내년 12월에 있고 총선이 내후년 4월에 있으니 20년 만에 대선과 총선 시기가 가장 근접해지는 기회인 만큼 임기와 선거시기만이라도 일치시켜 정치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정치비용을 줄이자는 것이 제 생각이라는 점은 이미 지난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여러분께 말씀드린바와 같다.
고건 전 총리와의 저녁식사는 합의나 결론을 내는 자리는 아니었지만 매우 유익한 만남이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서로 자주 연락하면서 함께 자리하자고 인사하고 헤어졌다. 이상이다.
-의장에게 사전에 말씀하고 만나셨나.
=사전에 의장께도 말씀드렸고, 김근태 의장께서 며칠 전 정계개편에 대한 말씀을 하셨다고 하는데 어쨌든 앞으로 예상되는 정치적 변화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대비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종종 함께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전에 말씀드린 것이면 대표님이 어떤 자격을 갖고 고건 전 총리를 만나게 된 것인가.
=정치적으로 너무 확대해석되지 않았으면 한다.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말씀드렸는데 정치하는 사람이 사람 만나는 것을 어려워하거나 피해서야 되겠나. 여러분들이'제가 누구를 만났냐고, 만날거냐'고 묻는 그분들을 만나볼 생각이 있다고 말씀드려 왔다.
-정계개편 시기에 대해서도 얘기했나.
=구체적인 얘기를 나눈 것은 아니다.
-엊그제 고건 전 총리가 말씀하신 것 얘기했나. 시기문제라든지.
=그렇게 시기를 못박아 얘기한 적은 없다. 지금 우리가 처한 정치적 상황에 대한 각자의 이해라고 해야 할까, 대강 이렇지 않겠냐 하는 정도의 얘기가 오갔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정치적 제안이나 설득하는 자리는 아니었다.
-‘중도개혁연합세력 구축’을 풀어주시면
=여러분도 많이 듣는 말 아니겠나. 설명한다고 다르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도 포함하는 말인가.
=큰 연합세력이 될 수 있겠죠. 어느당을 포함한다고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
-어디서 만나 뵈었는지, 양쪽에 제안한 사람은 희망연대 소속인가.
=고건 전 총리와도 가깝고 저와도 가까운 사람이고, 광화문 통의 식당에서 그냥 밥먹은 것이다.
-다른 분을 만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제가 말씀드렸듯이 두루 사람들 만나지 않겠나. 지금 며칠전에 정계개편 얘기가 나오니까 소급해서 의미부여를 하시는 것이다. 이런 저런 사람을 만나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씀하시기 어려운가.
=누구를 말하는 것인가.
-정운찬 전 총장을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
=정운찬 전 총장과도 만났다. 고건 전 총리를 뵙기 전에 만났다. 정운찬 전 총장하고는 총장을 퇴임하기 전에 식사를 한번 했다. 총장을 마친 후 위로 형식으로 한쪽에서 대접하는 모양이었고, 비밀회동을 한 것은 아니었다. 저녁 먹고 정운찬 전 총장이 친한 서울대 교수 몇분을 모셔서 작은 카페에 가서 여럿이 모여서, 사람이 많은 홀에서 와인 한잔을 하고 헤어졌다.
-그 자리에서 오픈 프라이머리 얘기나. 중도개혁세력 얘기있었나.
=중도개혁세력에 대한 얘기 없었고 정치한다, 안한다 하는 얘기도 없었다. 그냥 편한 자리였고 가끔 뵙고 식사하는 것이다.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확대해석해서 의미를 부여하실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다.
2006년 9월 24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