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대표, 서울청운심포지엄(주제:상생의 정치 어떻게 이룩할 것인가?) 주제강연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308
  • 게시일 : 2003-11-11 00:00:00
▷ 일 시 : 2004년 11월 14일(일) 14:00
▷ 장 소 :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
▷ 주 최 : 서울평화교육센터, 주관 : 원불교 서울 청운회
▷ 참 석 : 주제강연 - 천정배 원내대표, 김덕룡 한나라당 대표
패 널 - 유재건(개신교), 나경원(천주교), 박세일(불교), 김성곤(원불교)

◈ 천정배 대표 강연내용
뜻깊은 심포지엄에 참가하게 되어 참으로 영광스럽다. 홍진관 회장님과 서울평화교육센터, 그리고 원불교 서울청운회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상생’과 ‘정치’에 대한 백도웅 목사님,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대표회장님의 말씀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아울러 정치인으로서, 또한 국회 운영에 책임을 맡고 있는 사람으로서 자괴감을 떨쳐버릴 수 없다. 사실 최근에도 2주일간의 국회 공전이 있었고 지난 주 대정부질문은 막말과 정치공세로 얼룩졌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서 주저앉아서는 안된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정치를 개혁하고 정상화시켜 국가발전에 이바지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 자리에 계시는 김덕룡 대표님을 비롯한 여야 지도자들이 모두 함께 앞장서고 협력해서 반드시 ‘상생의 정치’를 완성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된다.

17대 국회는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국민의 기대를 받으며 출범했다. 그런 국민의 기대 속에는 “제발 싸우지 말고 일 열심히 하라”는 요구가 거의 첫머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동안 국회가, 정치가 일은 안하고 싸움만 해 왔다고 생각하는 많은 국민들은 여야가 서로 존중하면서 합리적 토론을 해 가는 국회와 정치를 열망하고 있으며 그것이 오늘의 주제인 이른바 ‘상생의 정치’의 모습일 것이다. 즉, 상생의 정치란 ‘상호존중과 합리적 토론’의 정치를 일컫는다고 하겠다.

‘상생의 정치’에 관해 몇 가지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다.
첫째, ‘상생의 정치’라고 해서 무조건 조용하게 아무런 싸움이 없는 정치는 아니다. 민주사회에서 정치는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들의 활발한 토론과 비판, 때로는 격렬한 논쟁을 통해 최선의 결론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런 뜻에서 정치에서 말싸움은 있을 수밖에 없고 있어야 한다. 흔히 국민들 중에는 여야가 국익을 생각하며 머리를 맞대고 대화를 하면 모든 것이 쉽게 풀리리라고 생각하는 분이 많다. 물론 그런일도 있다. 그러나 같은 국익이라도 그것을 위한 정책적 견해는 180도 서로 다를 수 있다. 예를들어서 대북정책의 경우 여야가 궁극적으로 차이가 있다. 북한에 대한 지원에 대해서 한쪽에서는 평화번영의 수단으로 여기는 반면에 다른 쪽에서는 ‘퍼주기’라고 반대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기계신 여러분들 포함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앞으로 말싸움에 대해서는, 그것이 과거처럼 정치인의 뒷조사를 한다든가 권력을 동원해서 공작을 한다든가 하는식의 싸움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 관대한 태도를 보여주시기 바란다.

둘째, ‘상생의 정치’는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상대방의 존재를 부인하는 언동을 일삼으면서 상생을 말할 수 없다. 백도웅 목사께서도 지적해 주셨지만 종교에 있어서도 남의 종교를 무조건 미신이라든가, 마귀라든가 하는 말로써는 종교간의 상생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현대사에서 다른 정치인에게 “빨갱이”다, “좌파”다 하는 것은 이 나라에서 더불어 함께 살 수 없는 소탕 대상이라고 규정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색깔론, 이념공세, 전면전 운운하면서 ‘상생’을 입에 담는 것은 완전한 자기모순이며 연목구어라고 생각한다.

셋째, 상생은 소수파에 대한 존중을 뜻하지만 소수의 지배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민주주의는 소수의견도 충분히 존중해야 하지만 궁극적인 결정은 다수결의 원리에 따르는 것이다. 소수파가 자신의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그것을 들어주면 상생이고 그렇지 않으면 상생이 아니라는 식으로 상생을 사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것은 사이비 상생일 뿐이다. 진정한 상생은 대화와 토론을 충분히 하고 합리적인 타협을 이루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되 그러고도 견해가 좁혀지지 않으면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결정하고 한번 그런 결정이 이뤄지면 모두다 승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넷째, ‘상생의 정치’는 미래지향적이고 생산적인 국가와 사회의 발전을 위한 상생이어야 한다. 경제를 발전시키고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상생, 21세기 지식정보시대에 걸맞으며 인류, 보편의 가치(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는 상생, 인권을 신장하고 국민의 참여를 보장하는 상생, 민주주의를 공고히 하고 투명한 사회시스템을 갖추어 건강하고 활력 넘치는 사회를 만드는 상생이어야 한다. 이런 상생이라야 국민들 사이에 진정한 화해와 통합을 이룰 수 있다. 반면에, 상생이라고 하면서 낡은 시대의 잔재들, 비민주적이고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요소들을 온존시키고 이것들에 바탕을 두고 나 자신의 기득권을 지켜내겠다는 의미의 ‘상생’이라면 이는 ‘상사’라든가 ‘공멸’이지 상생이라고 부를 수 없을 것이다.

저는 우리 사회에도 상생의 정치가 가능한 조건들이 형성되었다고 생각한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는 독재세력과 민주개혁세력 사이에 상생은 불가능했다. 반독재 민주화투쟁이 역사의 대의였다. 이제 민주화를 이루고 민주주의의 공고화 과정에 들어간 만큼 서로 다른 정치세력간에 상생을 꾀할 수 있는 토대는 마련되었다. 또 최근에 정당개혁을 비롯한 정치개혁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제왕적 총재가 지배하는 과거의 정당체제는 정파간 대립과 정쟁을 부추기고 갈등을 증폭시키는 전투적인 정치양태를 형성했다. 그러나 이제 정당의 민주화가 여야 구분없이 다 이루어짐에 따라 국회의원 개개인도 비민주적인 정당의 관행에서 상당히 자유로워지게 됐다. 한순간에 이루어 질 것은 아니지만 정당개혁이 이루어지고 새롭게 민주적 정당구조가 확대되어 가는 것을 조금 더 기다려주시면 큰 발전이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는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한 지역주의 정치구도가 정책경쟁을 가로막아 왔다. 그러나 이제 완전하지 못하지만 지역주의 정치구도도 상당부분 완화되어 가고 있다. 또 언론환경도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우리당은 민주적이고 건전한 여론형성, 여론시장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언론관계법의 제․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건전하고 다양한 여론의 형성은 극단적 선택과 파국을 제어하고 합리적 타협을 이끌어내는 기능을 할 수 있다.

이제 우리가 진정한 상생의 정치를 만들 수 있는 조건을 확보하고 있다고 본다. 문제는 이제 어떻게 상생의 정치를 이룩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바로 오늘의 주제이기도 하다. 이 점에 관해서 저는 그동안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특히 두가지를 지적하고 싶다.

4.15 총선 이후 양당이(우리당과 한나라당은) 두 차례 중요한 합의를 했다. 지난 5월 초에 당시 우리당 정동영 의장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만나서 ‘새정치경제발전협약’을 체결했다. 그 내용을 여러분께서도 기억하시리라 생각한다. 협약의 내용중이 이런 것이 있다. ‘대립과 갈등의 구시대적 정치를 영원히 종식시키고 상생과 화합의 정치를 위한 기본틀을 마련해 나갈 것을 약속한다’, ‘원칙과 규칙에 입각한 의회주의 정치구현’이라는 약속이 분명하게 양당대표간의 협약에 규정되어 있다. 또 지난 10월 7일, 여기 계신 김덕룡 원내대표와 제가 만나 서 이런 합의를 했다. “양당은 입법 등 국회운영에서 대립과 정쟁을 지양하고 대화와 토론을 통해 합의에 이르도록 최선을 다한다”. 다시한번 읽겠다. “양당은 입법 등 국회운영에서 대립과 정쟁을 지양하고 대화와 토론을 통해 합의에 이르도록 최선을 다한다”
양당은 이 합의와 약속을 지켜야 한다. 양당의 지도부가 앞장서서 책임을 지고 이를 지키고 자기 당의 의원들로 하여금 지키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 합의를 지키지 못하는 경우 지도부는 책임지고 물러나겠다는 각오를 하고 이를 국민들에게 약속할 것을 제의한다.

최근 한나라당이 우리당이 제출한 4가지 분야의 개혁입법에 대해서 국민분열법이라고 규정하면서 철회하라는 주장을 해 왔다. 저희가 보기에는 국회에서 10명의 의원들만 있으면 법안을 발의할 수 있다. 그것이 국회의 여당이고 다수당이고 151명의 의원이 있는 열린우리당이 151명 전원의 이름으로 심층토론을 거쳐 마련한 법안들을 국회 심사도 시작되기 전에 철회하라는 것은 국회를 스스로 부인하는 것으로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저는 이 철회 요구가 법안심사를 앞두고 야당 나름대로 결의를 다지는 의미라는 좋은 방향으로 해석해 왔다. 오늘 이 자리에 오기전에 제가 뉴스를 봤다. 이번 주에 한나라당이 개혁입법에 대한 당론을 확정하고 열린우리당과의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뉴스를 봤다. 그것을 보면서 ‘그러면 그렇지’라는 생각을 했다. 이제 여야간에 상생의 길을 개척해 갈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나는 몇 달 전부터 끊임없는 대화와 토론, 그리고 합리적 타협을 추구하는 국회를 만들자고 입버릇처럼 말해 왔다. 이것은 국민에 대한 약속이고 야당에 대한 제안이다. 우리 국회에는 ‘3有3無’, 세 가지는 반드시 있어야 하고 다른 세 가지는 없어야 한다고도 저는 본다. 대화, 토론, 합리적 타협의 세가지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공전, 폭력, 근거 없는 폭로 이 세가지는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 우리당의 국회 운영의 3원칙도 발표한 바 있다. 유연성, 합리성, 야당에 대한 존중이다. 우리당은 ‘3유 3무 3원칙’, 모두 철저히 지키고 실천하겠다. 이것을 여야 모두 실천할 것을 다시한번 다짐하고 제의한다. 여기에 계신 여러분 포함해서 국민 여러분 모두가 성원해 주시고 많은 박수를 보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정치뿐만 아니라 각 분야에서 ‘분열과 갈등’이 날로 깊어져가고 있다. 이것을 극복하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시대적 과제이다.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우리당이 먼저 ‘화해와 통합’에 앞장서면서 야당과 국민을 설득하고 포용해야 할 것이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국회 운영에 있어서도 야당을 존중하는 가운데 끈질기게 대화하고 토론하며 유연한 자세로 합리적 타협을 도출해 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감사합니다.


2004년 11월 14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